도쿄역에서 순애를 외치다 ④

도쿄역에서 순애를 외치다 ③

 

도쿄 여행 3일차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이번 일본 여행의 주 목적이 기억나는가?
순애는 칸 히데요시 생일파티 팬미팅,
나는 도쿄국립박물관 방문이다.
 
드디어 때가 왔다.
 
아, 근데 원래는 순애를 롯폰기까지 데려다 줄 예정이었는데, 도저히 무릎이 너무 아파서 안되겠더라. 제대로 걷는게 버거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힘을 내고 있었다. 지도를 보니까 순애가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쭉 가면 나오는 위치에 팬미팅장이 있길래 그냥 혼자 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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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서로 향하는 방향이 반대였기 때문에, (순애는 긴자선 하행 나는 긴자선 상행) 아침밥까지만 같이 먹고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순애는 나 원래 아침밥 안먹는다며 스킵하겠다고 했다.
 
나 "니 맨날 점심에 일어나니까 아침밥을 안먹지"
순애 "ㅅㅂ"
나 "이벤트도 12시 입장해서 6시에 끝나잖아 아침밥 먹고 들어가...
내가 살테니까 남겨도 돼 조금이라도 먹고 가"
순애 "알았어"
 
뭘 먹을지 같이 둘러보던 찰나, 맥도날드가 보였다.
나는 일본에만 판다는 사무라이 버거가 무슨 맛일지 궁금해서 먹어보고 싶었지만, 막상 들어가서 키오스크를 보니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새우버거를 시켰다. 어릴 때 일본에서 가장 좋아했던 햄버거가 새우버거였다.
 
신기했던 점이, [테이크아웃]과 [매장에서 식사] 중 [매장에서 식사]를 눌렀는데, 그 다음에 [직접 픽업]과 [직원이 가져다줌] 버튼이 있었다. 우리는 직접 픽업을 선택했고,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맛있긴 했는데, 한국에 비해 양이 좀 적고 채소도 부실하다 못해 거의 소멸했다. 진짜 새우패티에 찢어진 양상추 2~3조각만 겨우 들어간 레벨...? 어쩐지 가격이 싸다 싶었다. 그래도 아침식사용으로는 충분한 양이었고, 아침에 많이 못먹겠다고 한 순애도 만족스러운 레벨로 완식하고 나왔다. 그래도 맥플러리랑 감자튀김은 한국과 똑같다는 느낌이었다. 이제 진짜 갈라져 서로의 일을 하러 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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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도쿄국립박물관

 
오늘은 그 어느 날 보다 날씨가 화창하고 좋았다. 내리니까 트럭 위에서 선거운동 하는 국회위원 아저씨도 봤고, 가는길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봤다. ...근데 오늘 일요일인데? 일본 학생들은 왜 주말에도 교복을 입는거지? 싫지 않나? 여하튼 걸어서 좀 가니까 나왔다. 가는길에 은행나무가 많아서 바닥이 지뢰밭이었지만 말이다.
 

 
날씨가 정말 좋다.
 

 
박물관 코앞에 미술관과 동물원이 있었다. 미술관에서는 모네 작품전을 하고 있던데, 줄이 정말 길었다. 궁금하긴 한데 오늘은 박물관을 보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포기하고 그 앞에 있는 동상이나 찍었다.
 

로댕의 똥이 안나오는 사람
 
그리고 동물원 굿즈샵도 있던데,
여기도 판다마케팅이더라. 판다굿즈 조낸많았다.
우리나라랑 다를거 없구만
 
박물관 건물은 정말 뭐랄까...
 

 

和스러웠다.

창립 152주년이라고 헀던가?
우와.................
여러의미로 기분이 복잡했다.
근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이쁘긴 하더라
 
일반 입장권은 1,000엔이었는데, 특별전으로 하니와 전시도 한다길래
2,100엔짜리 특별전 포함 관람티켓을 발권했다.
 

 
오늘 내가 볼 곳은 일본관(본관), 한반도관(아시아관), 하니와관(특별전)의 3가지로 좁혔다. 12시에 도착했는데 박물관이 5시에 문을 닫으니, 이정도 규모에서는 이 3가지만 봐도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방은 무료 코인락커에 맡기고, 한글로 된 리플렛도 있길래 들고 다니면서 열심히 길을 확인했다.
 
그리고 본관에 처음 들어간 나를 마주한 것은
 

 

헐

헐헐헐헐헐헐헐헐헐 ㅁㅊ 대박
진짜다
 
아니 국중박에서는 유리관 안에 꽁꽁 싸놔서 유리너머로 사진만 찍었는데
저건 신발벗고 다다미 위에 올라가서 가까이서 뒷모습도 볼 수 있었다.
ㅁㅊ...................... 사진 개많이찍고 영상도 찍었다.
 

 
그 옆에는 직접 손으로 들어보면서 갑옷의 무게를 느껴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다. 생각보다는 가볍던데, 이걸 입을 수는 있지만 입고 뛰어다니면서 싸우는건 좀 힘들겠다는 무게였다.
 
입 어 보 고 싶 다 ...
 
그리고 마침 이 옆이 바로 기념품 샵이었다. 한번 구경해보기로 했는데, 진짜 도검난무는 어딜가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정신을 놨다.
기념품 샵에는 상당히 큰 서점이 딸려 있었는데,
 
우키요에 책이

존나

많았다

 
마음에 들면 일단 다 사고 봤다.
 
박물관 보는 내내 책 때문에 기념품 샵만 계속 들락날락댔는데, 우키요에가 잔뜩 수록된 일러스트 북(도록)만 10권 사서 22,000엔 정도 나온 것 같다. 그래도 절대 과하게 샀다고 후회하지는 않는다. 이거 한국에서는 못 구하는 책들 뿐이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아름다운 색감에 새로운 우키요에 아이디어들이 마구 샘솟아올랐다.
 
...
 
왜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고 할 수 없어요
 

 

저 우키요에 팔아서 일본여행 왔어요

주말에, 퇴근후에 취미로 조금씩 그렸더니 반년만에 이만큼 모았음
돈지랄이 아니고 미래를 위한 투자예요
 

 
근데 한국에 이거 다 어떻게 들고가지
수화물 무게: 기내 10kg 캐리어 15kg
백퍼 넘을듯...
 
그리고, 의외로 만화 <골든 카무이>의 해설서 같은 책도 있어서 놀랐다. 아마도 박물관에 아이누 관이 있는데, 현재 일본 대중매체에서 아이누를 다룬 창작물이 잘 없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세를 끈 것이 골든 카무이라서 그런 것이겠지?
 

 
이게 무슨 만화냐고 하면, 일본에서 박해받던 소수민족 '아이누'에 대해 다룬 내용이다. 아이누는 우리가 아는 일본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민족이다. 19세기 말에 일본인은 아이누들이 살던 홋카이도를 식민지화 했고, 그들의 문화를 얻압하며 언어와 전통을 금지했다. 차별을 겪던 아이누들은 일본 사회에 흡수된 것이 실제 역사이다.
 
작품은 러일전쟁 당시를 보여준다. 몇년 전, 모종의 이유로 아이누들의 수장이 살해당했다. 그 자의 딸인 한 소녀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던 중, 일본 어딘가에 (현재 가치로) 약 8조원 가량의 수많은 금이 매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금괴의 정체는 바로 자신의 아버지가 일본 본토의 탄압에 맞서 싸우려고 모았던 아이누인들의 군자금이었다. 소녀는 억압받고 있는 자신들의 소수민족, 아이누의 독립을 위한 자금으로 다시 한번 금을 얻기 위해 힌트를 찾아다닌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을 억압하고 있는 일본 군 장교들 또한 이 매장금을 알아채, 서로 먼저 금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게 된다.
 
일본 제국에 의해 억압받던, 조선인들과는 또다른 소수민족에 대해 다루는 만화라고 이해하면 쉽다. 굉장히 좋은 만화지만, 추천은 좀 꺼리고 있다. 잔인한 묘사도 있고, 작가가 좀 변태라서 3권부터 아저씨, 털, 땀, 똥, 고추 얘기가 많이나온다. 그래도 2권까지는 제법 건전한 만화다.

 
어쨌든, 이후에 무로마치~에도시대 관을 보러 갔다.
뭔가 되게 많았는데 사무라이 갑옷 관에 아시아인은 나밖에 없고 다들 백인, 흑인이던게 뻘하게 웃겼다.
 

 
아케치 미츠히데 초상화도 봤다!
낑깡 하이
 

 
칼도 봤다
너무 예쁘다
하나 뽀려오고 싶었다
 

 
그리고 일본 회화들도 상당히 멋졌다.
여기서부터 좀 스압 주의
 

 
 
역시나 인터넷에서 보는 그림 뿐만 아닌, 실물이 주는 압도감이 있다는 기분이었다. 세밀한 붓터치의 디테일이 더욱 잘 느껴져서 좋았고, 색감도 되게 오묘하고 아름다워서 매력적이었다. 특히나 작품의 색감 대비가 크고 의외로 형광톤을 많이 사용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평소에 탁하고 흐린 색만 쓰던 내 그림이 왜 항상 부족해보였는지도 알게 되었다. 공부가 되었다는 기분으로 기쁘게 둘러보았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 이거였다.
 

 
엥? 예쁘긴 한데 평범하지 않아?
 

 

존나 작다.

 

대체 저걸 어떻게 그린거지?
 
손바닥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이즈인데, 되게 세밀하고 아름다웠다. 주변에 다른 관람객도 없겠다, 나의 근시 이슈로 인해 그림에 코 박듯이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관찰했는데, 등 뒤에서 시큐리티 직원분의 '작품에 닿으시면 안됩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뜨거운 눈빛이 느껴져서 그만두었다.
 
이후에는 조선관도 갔다. 
 

 
아니 좀 웃겼던데, 백자 코너에서는 '일본은 한반도에서 건너온 도공으로 인해 기술이 전파되어 일본의 도자기 생산이 시작되었다.' 라고 적혀있다거나, 조선 임금의 흥망에 대해 다루는 코너에서는 삼국 시대 얘기만 하고 있다거나 그랬다. 분량 자체는 우리나라 국중박 일본코너보다는 조금 많은 느낌의 규모였다. 그래도 잘 꾸며져있긴 했다
 
슬슬 진짜 무릎 부서질 것 같아서, 잠시 소파에 앉아서 숨 좀 돌리면서 순애의 소식을 보았다. 이때가 2시~2시 반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순애는 팬미팅 1부가 끝나고 2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근데 진짜 너무 잘생겼다고 행복하다고 난리치고 있길래 흐뭇한 표정으로 10분정도 앉아있었다.
 
이후에는 다시금 힘을 내서 하니와 특별전시관을 보러 갔다.
 

 
날씨가 정말 좋다
 

 
이건 뭐지?
 

 
아... 근데 되게 잘 꾸며두긴 했는데 기대에 비해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기가 아즈치 시대인데, 이미 그걸 보고 와서 그런걸까? 그래도 전시 자체는 훌륭했고, 뭐가 많기는 했다.
 

 
그래도 이건 좀 재미있었다.
1920년대에 만든 하니와
헤이안 후기식 오오요로이를 입고있다
 
다 보고 나오니, 4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박물관 앞 공원 벤치에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는데 너무 예뻤다. 까마귀 소리 조차 좋았다. 순애 여행 도와준답시고 오기를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마침 저 멀리, 아까부터 신경쓰이던 당고 푸드트럭이 눈에 밟혔다.
 

 

손님이 전혀 없는 왼쪽은 핫도그 트럭, 줄이 긴 오른쪽은 당고 트럭이다. 웃긴 점은, 일본인들은 핫도그만 사먹는데 당고는 외국인들만 사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가격도 비쌌다. 한 꼬치 450엔. 비싼거 알면서도, 그렇게까지 환상적인 맛이 아닌것도 알면서도 괜히 여기까지 왔는데 당고 한번 안 먹고 가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아 하나 사먹기로 했다.
 

 
근데 사람이 많기도 하고, 하나 나오는데에 3~5분정도 걸려서 15분 넘게 줄을 서있었던 것 같다. 젊은 여성분 둘이서 운영하고 계셨는데, 간장맛과 된장맛 중에 고민하다가 된장맛을 시켰다.
 

 
평범하게 맛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 먹으니까 4시였는데, 순애도 6시쯤 끝나면 숙소로 돌아오겠다고 카톡을 남겼다. 나도 슬슬 출발을 하려고 짐을 쌌다.
 

 
책 너무많다
가뜩이나 다리아파서 절뚝거리는데 더 힘들었다.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서 모든 것이 용서되는 하루였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아까 미술관 앞에 길게 줄서있던 관람객은 더욱 늘어있었다.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오려는데 길을 잃었다. 이후에 여기저기 떠돌다가 진짜 더이상 걸으면 병원신세 져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다리가 아팠다. 근데 이 시점에서 깨달았다
 

나 지도앱에 버스 꺼뒀네?

 
...
켰다.
숙소까지 직통 버스가 있었다.
 

언덕을 오를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하......................................
 
순애에게도 돌아올때 버스타라고 알려줬다.
가까운 버스는 어제 갔던 아메요코 시장에 있었다.
금방 요 앞이니, 다시 힘들 내서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어제 순애가 와라비 먹고싶다고 해서 샀는데 한 입도 못먹고 그대로 가방에 넣은게 아쉬웠다. 온 김에 다시 돈키호테에 들려서 와라비를 샀다. 남은건 그냥 한국 가서 먹으면 되지 뭐, 이건 여기서 먹자. 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버스를 탔다.
 

반대방향으로 탔다.

 
ㅋㅋ??
아... 힘들다
그래도 힘을 냈다.
 
근데 신기했던게, 버스가 길이 너무 막힌다고 제시간에 가기 위해서 경로를 이탈해서 운전하기 시작했다. 정류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려줄테니 죄송하다는 말을 하던데, 원래 일본 버스는 이런건가?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집가는 길에 휫바람으로 토토로 BGM 부르는 아저씨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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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숙소에 도착해 죽은듯이 누워있는데, 1시간정도 지나니 순애가 활짝 웃으며 문을 열고 돌아왔다. 오자마자 얼마나 자기가 즐거웠는지 잔뜩 말했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같이 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기쁘면 나도 기쁘다. 열심히 들어주고, 나도 내가 오늘 산 책을 보여주었다.
 
같이 조금 더 누워서 쉬다가, 순애는 오늘 뽑은 굿즈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무려 배우분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시크릿 브로마이드를 뽑았다며 비명을 질렀다!  아까 샀을 때에는 정신이 없어 확인을 제대로 못했는데, 지금 보니까 있었던 것이다.
 
이걸 보관할 홀더가 필요한데, 어제 돈키호테에서 보았던 것을 사오고 싶다고 말했다. 마침 저녁도 먹어야 할 겸, 버스도 발견했을 겸 다시 우에노로 향하기로 헀다. 물론 난 이걸로 3번째 아메요코 방문이지만 말이다. 순애는 답답한 원피스를 벗어던지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채 같이 아메요코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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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아메요코

 
돈키호테에 또다시 도착해서 굿즈 보관을 할 홀더를 사고
다른 물건을 더 둘러보았다.
 
나 "성인용품코너 궁금하지 않아?"
순애 (상당히 고민하는 표정)
나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보겠어"
 
거절당했다.
 
그리고 회사에 나눠줄 과자가 좀 부족한것 같아, 쟈가리코를 더 담았다.
그리고 셈퐁이랑 깜병 줄 촉촉한 엉덩이를 만들어줄 비누를 샀다.
 
이름하여 촉덩이 비누
엉덩이 모양이고, 엉덩이에 쓰는거다.
 
나 "나 촉덩이 비누 사야돼"
순애 "그놈의 촉덩이 촉덩이"
 
다 사고 나서 이제 진짜 밥을 먹기로 했다
근데... 어디서?
 
일본 오고나서 느낀거지만,
정말, 수상할 정도로,

라멘집 밖에 없다.

라멘 다음으로 많은 밥집은 고깃집, 이자카야였다.
 
당신은 3보 1라멘집을 경험해보았는가?
그게 가능한 것이 도쿄이다.
 
나 "일본인에게 라멘이란 대체 뭘까..."
순애 "일본인에게 라멘이란 대체 뭐지..."
 
아직도 의문이다.
조금 더 메뉴가 다양해도 될텐데?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을 합친 것 보다
라멘집이 더 많았다.
 
수상하다.
 
아메요코를 한바퀴 빙 돌고, 그 주변도 돌아보는데 온통 라멘집 밖에 없었다. 솔직히 나는 라멘이어도 상관 없지만, 순애가 상관있어보였다. 1일차 저녁에 이미 라멘을 먹었으니, 슬슬 다른걸 먹어야 할 것 같았다.
 
다행이게도, 우리는 덮밥집을 찾았다.
기쁜 마음으로 덮밥에 대파와 계란까지 추가했다!!
 

 
 
비주얼 미쳤다
너무 맛있어보인다
계란을 톡 까고, 노른자를 덮밥 위에 얹었다.
 

 

대파가 너무 많아서
노른자가 굴러떨어졌다

 
개 슬프다
ㅠㅠ...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가...
안온다.
왜지?
 

버스가 안온다.

 
뭔가 정류장에 붙어 있었는데, 뭔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만 뭔가 바뀐다는 내용이었다. 설마...? 에이, 아직 8시밖에 안됐는데? 버스 안온다고? 갑자기 어제 걸어간 길목이 다시 생각나기 시작했다.
 
나 "..."
순애 "..."
나 "걸어서 가도 돼?"
순애 "괜찮아 피크민(만보기 게임) 채우기ㄱㄱ"
 
순애가...
정말 무던한 친구라서 다행이다
미안하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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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그래도 꽤나 빨리 도착했다.
도착해서 우리들의 마지막 밤에 건배했다.
 
아까 사온 벚꽃 와라비를 기대하며 먹어봤다
 
나 "너부터 먹고 있어"
순애 "응"
 
...
......
 
순애의 표정이 안좋아졌다.
왜지?
 
순애 "본드냄새나..."
나 "엥?(먹어본다)"
 
진짜 본드냄새난다
 
존나 맛없다
 

이딴거 난생 처음먹어본다

 

만든새끼 너나 많이 쳐먹어

 
하...................
말차맛은 먹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그대로 가방에 넣었다.
회사에 가서 나눠줄 생각이다
아무나 당해봐라
 
순애 "일본 와서 먹은 간식들중에 가장 맛있던건 센소지 딸기푸딩이랑 카페에서 먹은 팬케이크같아. 밥은 맛있었지만 다른 디저트는 다 실패한것 같고..."
나 "인정하는 바다..."
 
여튼 사온 과자들 열심히 먹었다. 방구도 텄다.
감자는 가족이 아니라면 그 누구와도 방구를 트지 않기 때문에, 순애가 명예의 첫 방구 1인이 되었다.
 
나 "나 방구 껴도 돼?"
순애 "그러던가"
나 "부북!"
순애 (경악한 표정)
나 "왜, 부욱을 원했어?"
 
한참을 깔깔대며 웃다가, 내일 일정을 확인했다.
 
나 "너 내일 5시 기상할 수 있겠어?"
순애 (미심쩍...)
나 "그냥 밤 샐까 우리?"
순애 "그래"
 

밤샜다.

 
사실, 나는 3시쯤에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순애만 밤 샜다
 
진짜 미안
 
 

 

 

도쿄역에서 순애를 외치다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