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BL인가요?

 

오늘의 게시글에는 뮤지컬 <엘리자벳>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괜찮으신 분들만 읽어주세요
 
근데 급하게 적느라 글이 두서없어서...
스포 읽어도 ㅇㅣ해 안될수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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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즐거운
뮤지컬 보는 날!!!!!!!!!!!!!!

 
바로바로~~~~~~~~~
 
메가박스에서 절찬상영중!!!!!!!!!!!!!!
EMK 오연 지방공때 촬영된
 

<엘리자벳>

 

내가 가장 추천하는 뮤지컬이다ㅎㅎㅎ
 
사실 이미 2년 전에 실제로 보고왔고, 최근에도 메가박스에서
주1회로 보고와서, 오늘로 4번째이다. 근데도 일주일 내내 기대했다.
지금까지 순서대로 동생, 깜병, 셈퐁에게 보여주었고
세명 모두 만족하였다. 순애도 좋아해주길 바라!!!!!!!!!!!!!!!!!!!!!!
 

 
 
그 전에, 밥부터 좀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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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진작다이닝

 
오늘 점심밥을 먹기로 한 곳은
뚝섬역 인근에 위치한 진작다이닝이다.
따로 예약은 안했다.
 
먹기로 한 시간은 12시!
만나기로 한 시간은 11시 반이다.
 
근데... 응?
설마... 또?
 
지 하 철 반 대 로 탔 다
 
멍청이
 

 

하..........
그래도 순애가 봐줬다
순애가 착해서 망정이지
10분 늦었다.
 
내려서 2번 출구로 향하는데, 델리만쥬가 너무 향기로웠다.
10개 사서 나눠먹었다. 사장님 잘생겼다...
 
출구 앞 공원 벤치에서 앉아서 잠시동안 피크민 버섯
확인 좀 하고, 다 먹고나서 천천히 출발했다.
 
근데 가는길이 은근히 수상했다.
이건 마치... 동대문역 '차차티클럽' 가는 기분이었다
 
와 여기 너무 수상한데
이런데에 있어도 장사가 돼요?
 
싶은 레벨의 위치이다.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가니까, 찾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도착해서 2인석에 앉고, 순애는 생연어덮밥, 나는
익힌연어덮밥을 시켰다. 둘 다 마시는 김에
레몬 사와도 시켰다. 사와가... 칵테일 비슷한거인듯?
 
그리고 나왔다

 
와

개 커

 
근데 맛있었다.
잘 만든 모히또에 레몬 넣은 느낌?
 
그리고 식사도 나왔다.
 

 
둘이 그릇에 덜어서 나눠먹었다.
밥에는 간이 잘 되어있고, 연어도 상당히 맛있었다.
 
되게 좋았다... 생각보다 양도 많아서 배불렀음
순애가 여태 먹어본 연어중에서 제일 맛있다고, 너무 좋다고
지금 이걸 먹어서 밥이 사라지는게 너무 슬플 정도라고 해서(ㅋㅋㅋ)
아 진짜 너무 뿌듯했다
 
나중에 참새도 데려오고 싶었다.
가격대가 좀 비싸긴 한데, 충분히 납득할 맛이다.
 
가게에 비싸보이는 오브제가 많은것 치고는
웰컴키즈존이라 더 호감인데,
아무래도 성수동의 이런 카페에 아이를 데리고 올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손님들도 30초반으로 보이는 커플과
40대 중후반 어른모임 뿐이었다.
 
잘 먹고 나가려고 하는데, 영화 티켓은 내가 샀으니 밥값은 순애가 사라고
어머님이 카드 주셨댄다 헐... 진짜요?
 
티켓값 2장에 54,000원이다
밥값도 다해서 4만 얼마 나왔다.
 
굿
 
그 이후로 커피도 마시고 저녁밥도 먹고 그러면서 시간 좀 때웠다.
 
자세한건 아니니 생략하겠다.
 
스타벅스 가서 고딩때 담임쌤이 최근에 선물해주신
기프티콘 교환해서 티라미수 시키고, 나는 자허블 벤티로 시키고,
순애는 시그니처 초콜릿 벤티로 시켰다.
 
저녁밥은 수제버거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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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시작 전

 

영화관은 성수 메가박스로 갔다.
순애와 콜라를 사고 Dolby Atmos관으로 올라갔다.
 
하...
엘리자벳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다.
웃남 공연이 1월 10일인데, 11월 10일인 오늘까지도
아직 캐스팅과 티켓팅 관련 소식을
단 하 나 도 올 리 지 않 았 지 만
그래도 그들이 미우면서도,
그들이 만드는 뮤지컬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어쨌든 이 뮤지컬, 무슨내용이냐면
 
한 아름다운 여자가 있어!!!!!
근데 두 남자가 그녀를 사랑해!!!!!!!!!!!!
죽어!!!!!!!!!!!!!!!!!!!!!!!!!!!!!!!!!
 
이런 내용이다.
문제가 있다면, 둘중에 한 남자는 황제고
둘중에 한 남자는 '죽음'이라는 존재이다.
 
<Today's Cast>
 
엘리자벳役 옥주현
죽음役 이해준
프란츠 요제프役 길병민
루이지 루케니役 이지훈
 
내가 2년전에 보고 왔을 때에는
옥주현-신성록-민영기-박은태 캐스팅으로
보고 왔기 때문에, 이번 영상화 이전까지는
옥주현 배우님을 제외한 다른 배우분들은
내가 본 적이 없는 배우님들이셨다.
그래서 더욱 신선하게 볼 수 있었다.
 

잡담...

프롤로그 넘버를 재해석한 오프닝이 되게 좋았다.
특히나 초반부 앙상블 씬은 공을 많이 들였다는 기분...
 
트럼펫 소리같은건 뒷자리에서 들린다거나 해서,
영화관 치고는 아쉽지 않은 느낌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대부분 좋았다.
 
마지막춤 마지막춤
넌 나와 춰야돼

 
신발신고 남의 침대에 멋대로 올라오는 죽음
 
 

프란츠 요제프에 대해서

 
아 근데 진짜...
길병민 배우님 처음 보는데...
너무 귀여우시다!!!!!!!!!!!!!!!!!!!!!!!!!!!!
 

 
내 최애 배우는 민영기 배우님이신데,
처음 캐스팅이 떴을때
(민영기님이 나오지 않는 엘리자벳이라니...)
하고 실망하고 있던 찰나에
막상 실제로 이분 연기를 보고 나니까
길병민님이 너무 귀여우셔서 대만족했다...
 
아, 그리고
민영기 배우님은 오연 당시에 49세셨는데
길병민 배우님은 오연 당시에 28세셨다.
...

아기잖아!!!!!!!!!!!!!!!!!!!!!!!!!!!!!!!!!!
아기가 황제잖아!!!!!!!!!!!!!!!!!!!!!!!
 
아흐흑
너무 귀여워
 
초롱초롱하고...
조금 억울한 도베르만같다
아 좋아...
 
귀염상 얼굴에 비해서,
목소리는 상당히 바리톤이시다.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민영기 배우님의 경우,
주로 보수적이고 내 말이 옳다고 기로 찍어내리는
악독하고 권위적인 가부장 어른의 연기를 많이 하신다고 느꼈다.
 
(저는 이분을 웃는남자, 노틀담의 파리, 모차르트로 접헀어요)
그러다보니 민제프 또한 다소 나쁜 남편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다소... 네이트판 부부상담글에 올라오는 남편같았음
 
장손인 남자와 결혼했더니 시어머니가 저를 매도하며
과도한 집안일을 강요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에 화내지 않고 오히려
당신이 우리 엄마를 이해하고 따라달라는 말만 반복하네요
제가 이러려고 결혼한건지 정말 후회됩니다.
 
엘리자벳이 이런 글 올릴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엘리자벳의 좌충우돌 시월드 탈출기! 같았다
 
근데 길제프의 경우...
나는 황제야 그렇기 때문에 황제인 나는 국민들과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돼... 그래서 내 사적인 감정들은 국정을 운영할 때에
개입되어서는 안돼 그렇기 때문에 엄격하고 강인해 냉정한
어머니의 의견을 따라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데
내가 사랑하는 당신 또한 내가 이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게끔
당신이 나를 이해하고 도와줘... 이런 느낌이었다
 
길제프는 정말로 이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마저 희생하며
힘쓰고 있는데, 와중에 자유를 가지겠다고 난리치는 엘리자벳이
너무 철없는 황후같다는 인상마저 심어주었다.
 
그렇기에 죽음도 '네가 황제를 어둠속에 빠트리고 있어' 라고 하고,
황제의 어머니인 대공비 소피도 '그 애가 널 망쳤다' 라고
하는 느낌이었다. 황제가 어머니의 의견을 더이상 따르지 않고
아내를 따르기 시작할 때 '난 나를 배신하겠어'라고 한것, '내 모든걸 줬고,
엘리자벳을 줄곧 진심으로 사랑해왔지만 결코 사랑받지 못한
공허한 황제' 라는 느낌이 완전히 와닿았다.
 
프란츠 요제프라는 캐릭터의 배역 하나만으로도
극의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
 
막이 끝나기 직전, 궁전에 있는 정자에서 황제가 슬퍼하며
돌아와달라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엘리자벳은 결코
그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당신이 내 눈을 한 번이라도
바라봐주었다면 내 마음을 이해할텐데" 라고 둘다 주장하지만,
황제는 늘 엘리자벳을 보고 있었고 엘리자벳은 그러지 았았던 점도
상당히 인상깊었다.
 

루케니의 애드립

 
아 근데, 2막 정신병원씬 직전에
바이올리니스트 나오는 루케니 씬...
이거 대본집 보면 (통으로 애드립 해주세요) 라고 써있다.
 
내가 보고왔던 은케니의 경우,
자세히는 기억 안나지만 대충 이런 대사를 친다.
 
(바이올리니스트 환자를 가르키며)
천재와 정신병자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밖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천재,
이 환자처럼 같혀있으면 정신병자이지요.
 
상당히 능글맞고 노련하다는 매력이 있어서 좋았다.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루케니라는 느낌?
역시 루케니 10년차는 다르구나 싶었다.
 
반면 훈케니의 애드립은 진짜 재미있었다.
보러 갈때마다 옆사람이랑 같이 빵 터진다.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대충 이런 대사였다.
 
아~ 이 세상에 겉은 멀쩡해보이는데
속은 환자인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왜, 아닌 것 같아?
주변을 잘~ 둘러보세요. 옆을 보라고요.
(거울을 우리를 향해 비추며)
따라다라닷닷땃땃다 따라다라닷닷땃땃다~
 
이거 동생이랑 갔을때에는 못참고 동생 쳐다봤다가 눈마주쳤다.

하...
루돌프 얘기도 좀 하겠다

이 극에서 내가 제일 애정하는 배역,
엘리자벳과 황제의 아들 루돌프.
진 짜 너 무 좋 다!!!!!!!!!!!!!!!!!!!!!!!!
 
제국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아버지의 의견과는
정반대로,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식민지에 자유를 찾아주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는 황태자이다.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성이다...
근데 난 단순히 이것때문에 좋아하는건 아니다...
 
이거...
BL이다......................
.........................
 
알페스 아니다
알페스=실존인물끼리 엮기
내가하는거=배역끼리 엮기
존나다르다
투디장르 파는거랑 동일하다
어쨌든...
 
이성애 뮤지컬에 웬 BL?
자, 여기부터 강력스포하겠다.
 
엘리자벳과 황제가 맨날 시월드 문제로 싸우다가
결국 아들은 황제의 어머니가 데려가서 혹독하게 교육하느라
아들은 부모의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한 채 줄곧 방치당한다.
그래서 8살의 나이에 슬퍼하며 울고있는데, 엘리자벳한테 차인 죽음이
어린 루돌프에게 다가와서 "울어봤자 소용 없어, 그만두렴.
난 네 친구야. 우린 다시 만날거야. 다시 올게" 이러면서
루돌프의 얘기를 들어주다가 사라진다.
 
그 이후로도 20년간 부모의 사랑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탈제국주의 독립운동을 하는 황태자로 자라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황제는 아들을 골칫거리로 여기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신문에 익명으로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국회를 세우자는 기사를 냈던 것을 아버지한테 들키는데,
루돌프는 도망치면서 다른 독립운동 방법을 모색한다.
 
그러던 도중, 루돌프의 앞에 죽음이 나타난다.
너는 할 수 있다며 독립운동을 부추긴다.
그리고 희망을 보여준다... 용기를 얻은 루돌프는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서류를 빼돌리다가 들통나고 만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루돌프는
더이상 이 세상을 버틸 수 없게 되자,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찾아가서
제발 나를 봐달라고 호소한다. 그러나 어머니도 루돌프를 외면한다.
기댈 곳 없이 모두에게 버림받은 루돌프는 슬픔 속에 권총으로 자살한다.
 
...
이게 뭐가 BL이냐고?
 
1. 탄생을 지켜보는 죽음
'행복한 종말' 넘버에서 국민들은 카페에 죽치고 앉아서,
엘리자벳이 아들을 출산한 후에 꾸었던 악몽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를 죽음이 듣고있다. 그 악몽의 내용은 다름아닌 '내 아들이 군중들과 함께
시위하는 모습'이다. 이때 루케니와 죽음의 천사들 또한 눈치를 챘다는 듯이,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며 자살하는 시늉을 한다.
그걸 옆에서 죽음이 보고있다...

 
2. 첫 만남
죽음이 어린 루돌프를 대할 때, 엘리자벳의 결혼식 날에
훼방을 놓을 때 했던 것 처럼 루돌프의 볼을 한 손으로
감싸쥐며 루돌프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볍게 훑는다... 미친것
 
3. 재회 후 격려
다시 만났을 떄, 너는 할 수 있다며 웃으며 포옹해준다.
이때에 나오는 넘버가 '그림자는 길어지고'인데, 이 넘버는
엘리자벳의 큰 딸 소피가 죽었을 떄에 나온 넘버와 동일한 멜로디다.
이것은 루돌프가 죽을 것을 이미 죽음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후에 루돌프한테 제대로 하라는 듯이 멱살도 잡는데,
솔직히 포옹보다 이쪽이 더 BL같다...
 
4. 비웃기
직후, 황제에게 모든걸 들킨 루돌프가 쫓겨나는데
이 모습을 보고 다 알고 있었다는 듯이
하하하하하하 하고 루돌프를 잔뜩 비웃는다....
아... BL같다....
 
5. 최후
루돌프가 모든 삶을 포기하고 자살사고를 가지자,
갑자기 엘리자벳이 결혼식때 틀었던 넘버가 나오기 시작한다...
 

엘리자벳 결혼식
 

루돌프의 죽음
 
근데... 루돌프가 죽음과 천사들과 같이 춤추더니

 

ㅋㅣ스햇다

뭐뭐무머ㅜ머ㅜ머뭐뭐??????????????????
 

 
내가 뭘본거임
심지어
 

쪽...♡

 
소리도 났음
 

 
그리고나서 루돌프가 죽었다...
...
머리에 총을 쐈다...
 

아니,
지금 총이 문제야?

결혼식 넘버 나오다가 키스했잖아
 
BL임
 
 
아니... 좀... 그리고...
 
죽음의 형상=하인리히 하이네
하인리히 하이네=엘리자벳의 이상형
 
이거 상당히 "죽음이란 그 사람이 가장 원하는 모습"
이라는 것 처럼 느껴지는데, 그러면...
 
...
 

모자간 이상형이 같은건가요?

ㅇㅏ
과해
 
...
근데 이 말 친구한테 했더니
"데미안에 그런내용 나옴"
이래서 악!!!!!!!!!!! 하고 소리지름
 
어쨌든 음...
단순히 이것만을 위해 또 보고싶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사랑했던 여자의 아들을 키스로 죽이려는데
그냥 죽이면 심심하니까 그 여자의 결혼식때 틀어줬던 노래를 틀고
키스하는 인외"는 너무 과하지 않아?
 

다봤음

하...
되게 재미있는 뮤지컬이었다
대충 보니까 슬슬 폐막하려는 것 같던데
개막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3달만 더 해주길 바란다, EMK.
 
그리고 좀...
영화관 에티켓좀 지켜라 다들
 
3번을 봤는데, 3번 전부
20명도 안되는 극장에서
3명이 커튼콜을 촬영하더라
 
ㅆㅂ
그렇게 살지 마세요
 

 
 

끝

님들도 보세요 엘리자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