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만 두고 떠나버린

 

제목 왜 이따구죠? 라고 물으신다면

저랑 순애씨가 영화를 보고왔습니다...

자세한건 뒤에 나옴

 

오늘의 메인 콘텐츠

- 점심식사

- 더현대 서울: 오설록 팝업

-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 홍대 애니메이트

-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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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 TL

 

오늘은 순애랑 더현대 서울 오설록 팝업 가는 날!!!

참고로 오늘 옷은 버섯티셔츠다. 순애가 좋아했다

 

 

수목요일 버섯 티셔츠 ㅣ 마플샵

 

약속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인데,
나는 평소 출근 시간처럼 8시에 기상했다
샤워를 하고, 준비를 다 끝내니
여유롭게 9시가 되었다.

...
근데 어젯밤에 순애가 새벽내내 처. 놀아서
9시가 훌쩍 넘었는데도 기상하지 않았다

얘랑 알고지낸지 8년 반이 넘었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 조금 신기했다
얘도 늦잠이라는걸 자는구나...

그래도 시간이 아슬아슬해질 무렵
순애가 딱 맞춰서 기상했다는 카톡을 보냈다
안심!

그리고 딱 정시에 맞춰서 여의나루역에
도착하도록 향했다.
향했는데...

...
.........

나, 또 지하철 내릴역 지나쳤다.

미안!!!!!!!!!!!!!!!!!!!!!!!!!!!!!

요즘 순애랑 약속만 있으면
항상 지하철 멍청 이슈가 발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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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어쨌든, 여의나루역에 도착했다

둘다 아침밥과 점심밥이 아직이기에,
대강 캐치테이블에서 갈만한 일식집을 찾아보았다.
둘이서 합의한 끝에 오늘의 밥집은 여의나루 소몽으로 결정!

소몽

 

아니 진짜
비주얼 미쳤죠?
특히 가라아게가 일품이었다

둘다 맛있어보여서, 앞접시에 나눠먹었다.

계산할 때에 사장님(여성분)께서
입에는 맞으셨냐고 물어보시길래,
"제 친구가 여태 먹어본 가라아게 중에서
가장 맛있었대요" 라고 말씀 드리니
무지 기뻐하시며 다행이라고 하셨는데,
나까지 뿌듯했다.

빠르게 점심 흡입하고 본격적으로 현백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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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오설록 팝업

오설록 팝업을 찾기는 쉬웠는데,
지하 1층으로 내려간 뒤 에스컬레이터의
바로 옆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근데 사람 꽤 많더라
잘생긴 직원분께서 입장 도와주시면서
오늘 팝업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듣자하니 신제품 3종이 출시되었는데
그걸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팝업이라는듯...

 

들어가니 제일 먼저 MBTI 검사같은게 있었다
내 성격에 맞는 차를 추천해준다는데...
어쨌든 결과는 신제품 3종 중 하나였다
ㅋㅋㅋ

 

#도전적인 #상큼발랄한 #요즘MZ

...
나와는 정반대의 키워드들만 나와서
신기하네요. 하고 지나감

그 다음에는 각 티백들을 시향해볼 수 있는 코너였다
개인적으로는 스윗 히비스커스의 향이 제일 좋았다!
상큼달달한 느낌...
내가 딱 좋아하는 과일향이었다

근데 시음코너에서 막상 먹어보니,
무화과 쇼콜라 블랙티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순애는 시음과 시향 모두
마롱 글라세 블랙티가 제일 좋다고 했다
쉽게 말해서 '밤'이 들어간 차다

다음으로는 경품뽑기가 있었다!
1등 아이폰이고, 아직 안나왔대서 했는데

 

 

꽝!!!!!!!!!!!!!!!!!!!!!

옆에서 긁고있는 손은 순애인데,
순애도 5등이었다

즐길만한 콘텐츠는 다 즐겼으니,
둘다 기대하고있던 파르페를 먹으러 갔다.
순애는 마롱, 나는 무화과를 시켰다.

사진으로 봤을때는 조그만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컸다.

 

 

저기 있는 초코 브라우니처럼 생긴거 의외로 젤리다
둘다 입 안에서 부서지는 질감을 생각하며 씹었는데
쫀득탱글하길래 응? 헀다

아이스크림 아래로는 부순
아이스크림 콘들이 깔려있었다
맛있었는데 양이... 양이 너무 많았다
방금 밥 먹고와서 먹기에는 좀 많은 양이었다...
아이스크림 먹다가 배부르게 될줄은...

당연함
이거 소프트콘 3.5인분은 되는것같음
ㅠㅠ

오설록 인심이 너무해~~~!!!!!!!

그리고 먹다보니 맛있어서,
옆에서 얼그레이 가루차도 좀 샀다
근데 구매자는 경품추첨 가능하다길래 하러갔는데
아까 그 잘생긴 직원분이 또 안내 도와주셨다
그래서 순애랑 나랑 둘다 뽑았는데...

둘다 꽝!!!!!!!!!!!!!!!!!!!!!!!!!!!

차에 잘 어울리는 녹차 웨하스 받았다
직원분 포함 셋이서 와하하 웃었다

파르페를 먹으면서 주변에 전시되어있는

크리스마스 오브제들도 즐겁게 구경했다

이건 즐겁게 사진을 찍는 순애씨

 

 

오설록 팝업 즐기기 끝~!

...

근데 아직 2시도 안됐다
와...
...
이제 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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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뭐하냐

오늘의 컨텐츠가 끝나고 말았다...

둘이서 더현대 앞 벤치에 앉아서 고민했다
뭔가 공연, 전시가 보고싶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여러분은, 만 25세 미만 법적 청소년은
예술의 전당에 회원 가입을 하면
일부 공연들을 당일 할인받을 수 있는 것을 아는가?

당일할인티켓 | 공연·전시 | 예술의전당

찾아보니 오늘 바리톤 성악 공연이 있었다
12만원짜리 공연을, 당일할인 받으면 만원에!?

 

 

순애한테 가자고 졸랐다
거절

순애한테 가자고 졸랐다2
거절2

순애한테 가자고 졸랐다3
거절3



가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순애가 자기는 공연 보면 잘거랜다...
사실 지금 당분 들어가서 좀 졸리긴 했음

하...........................

 

그때, 순애가 말했다

"볼만한 영화 있으면 좋을텐데"

오?

나 마침, 보고싶은 영화가 있었다.
1시간 뒤에 상영하는 티켓을 빠르게 예매하고, 홍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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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이 영화, 교보문고에 갔을 때 책으로만 접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끌리지 않아서
그냥 나왔는데, 최근 레즈비언 부부들 사이에서
굉장히 핫하다길래 궁금했다.

왜 핫하냐면, 이 영화...

이성애자 커플들이 제목과 포스터에
낚여서 이성애 로맨스 코미디 영화로
착각하고 보러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퀴어 영화길래 쌍욕하고
동성애자 역겹다면서 극장을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ㅋㅋ.............
...
하.....................
...

심란하다
근데 의외로 관람한 퀴어들의 후기가 좋았다

참고로 나도 여자로 태어났고,
여자로 태어난 사람을 좋아한다
그럼 안볼수가 없지...

솔직히, 포스터 착각할만해보인다

 

영화 도입부 스포일러 주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여주, 자유로운 만남을 추구하는 이성애자 재희.
남주, 자신을 숨기고 살아가는 동성애자 흥수.
둘은 같은 대학에서 프랑스어 학과를 다니고 있다.

20살, 교내에는 재희에 대한 나쁜 소문이 퍼진다.
남자들을 맨날 갈아치우는 클럽 죽순이라는 말이다.
재희는 대대적으로 '걸레'라고 불리기 시작한다.

그시각, 흥수는 이태원에서 프랑스어과의
남성 교수와 키스하는 모습을 재희에게 들킨다.
재희는 내가 네 약점을 잡았다고 놀리면서도
흥수에게 자신과 같이 한잔 하다고 하지만,
흥수는 여자와 술 마시는 취미는 없다며
쿨하게 자리를 피한다.

다음 날, 수업에서는 프랑스어과 교수가
'게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교수가 어제 이태원에서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는게
남학생들 사이에서 우연히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교수의 상대 남자의 외모에 대해
묘사하며 뒷담하던 도중, 교수와 함께 모텔에
들어간 남성의 외모가 흥수와 똑 닮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채게 된다.

흥수는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할 줄 몰라서
긴장하고 있던 찰나, 재희가 나타나서
'어제 흥수는 나와 함께 놀았다'라며
거짓으로 웃으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흥수는 그때부터 재희에게 마음을 열며
서서히 친구가 되는데, 둘다 술과 클럽 등 유흥을
즐기는 성격 탓에 더욱 빨리 가까워지게 되었다.
이후로는 종종 재희의 자췻방에서 단둘이
식사도 하고 팩도 붙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던 저녁, 재희는 최근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고민을 상담한다.
베란다를 열어보니 모르는 남자가 서있었고,
자신의 팬티또한 사라졌다는 것이다.

흥수는 여기가 3층인데 어떻게 올라오겠냐,
네 착각 아니냐, 팬티 잘 찾아봐라면서
재희를 놀리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 타이밍에
베란다에 기어올라온 괴한 남성과 눈을 마주친다.
둘은 급하게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재희는 기분나쁘다고 두려워하고,
흥수는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당장 내게
전화를 하라며 같이 화내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둘이 의견이 맞는 것 같아서
이성애자 여성과 동성애자 남성의
우정으로 똘똘뭉친 비밀스런 동거가 시작된다.

라는 내용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자세한 내용은 엔딩 스포일러이니 패스!!

이 영화, 상당히 연출이 좋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씬 하나만 꼽아보자면,
자신이 게이임을 주변에 들킨 흥수의 시선에서는
세상이 모두 나를 뒷담하는 것으로 보이는
혼란스러운 연출이 상당히 좋았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었는데,
연출이 너무 좋은 나머지 보는 내내 힘들었다
솔직히 중반에 너무 토할것 같아서
당장이라도 영화관 박차고 도망가고 싶었다

그래도 일행이 있으니 꾹 참고 봤다...

특히나 이 영화를 괴롭게 만든 요소는 다름아닌
'영화관에서 시청함' 이라는 특수성이었는데,

...
말했지만 이 영화,
퀴어영화인줄 모르고 오는사람이 상당히 많다.

웃을 장면이 아닌데 웃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흥수가 재희에게 자신이 게이임을 들킨 날 밤에
집에서 인터넷으로 '아웃팅' '안 아프게 죽는 방법'
이런 것을 검색하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당연히 심각해져서 (어떡해...) 하고 보는데

풉...                  
                  흐흫...

이런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
........

아 힘들어

영화관에 이성커플이 많은 시점에서
이미 각오를 했어야 할 문제였을텐데...
그들의 심리가 이해되지 않았다.

흥수라는 인물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게이임을 들키지 않고 싶어한다

성소수자 이슈에도 절대로 엮이기 싫어하고,
엄마에게도 비밀로 하고 있다

그런 흥수는 작중 후반에 원치않게
아웃팅당하는 장면이 한 번 등장하게 된다.
그때 흥수가 이성애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상대는

"야, 너 게이야? 너 게이냐고!!!!!!!!"

이러면서 쌍욕을 하는 장면이 있다...
흥수는 아웃팅 당했다는 사실에 너무 화나고
당황스러워서 아무말 하지 못하는데,
그때 관람중이던 관객들은 일제히



푸흐흡                            
                        흑학학학

       큭큭큭

으하하핫                    



...
...........

....
......

힘들었다

얘내는 왜 이 영화를 보러 온거지?
웃지 말라고 소리지르고 싶었다.

심지어 나는 그때 울고있었다.
그들이 이해되지 않았다.

단지 이성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세상 모두에게 축복받을 자격이 있고,

단지 동성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 세상 모두에게 욕먹고 비웃음 당해야 하는가?

게이인게 뭐가 웃겨?
아웃팅당하고 차별당하는게 웃겨?
그게 웃긴 포인트인거야?
왜?
되려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다

반대로 말해서, 이성애자인 니들이
동성애자가 '일반'인 세계에서 태어났을때
이성애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욕먹고
비웃음 당하면 기분 어떨 것 같은데?

...

아 힘들어

그렇게까지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니까
게이냐는 질문에 웃을 수 있는거겠지...

영화 속 이성애자들이
"내 주변에는 당연히 동성애자가 없을 것"
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동일하게,

이성애자 관객들 또한
"이 극장에는 당연히 동성애자가 없을 것"
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게 뻔했다.

그들의 비웃음은 흥수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극장에 있는, 몇명이었을지도 모를 동성애자들을
향한 폭력적인 즐거움이었다.

그게 다른 관객에게 상처를 입히는 민폐행위라는걸
아마도 그들은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
물론, 그런 나쁜 관객만 있던건 아니었다.

한창 보고 있다가 토할것같아서, 도저히 못참고
중간부터 울음이 터져버리곤 내가 훌쩍훌쩍대며
울기 시작하니 뒷자리에서도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지점이 최소한의 위로가 되었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을 느꼈다.

어쨌든 영화는 연출이 너무 좋았다.
잘 만든 명작이었다.

영화에서는 심각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중간중간 유쾌한 장면들을 넣어두었는데,
객관적으로 봤을때 강약 조절을 되게 잘했다.

물론 내게는 그것조차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억지 웃음처럼 보여서 심각해졌지만...

나중에 흥수가 미쓰에이 밷걸굳걸을
열심히 부르면서 춤추는 씬 조차도
되게 즐겁고 행복한것처럼 연출했지만,
그 속마음이 이해되니 너무 슬퍼서 견딜 수 없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영화는 나를 두고
저 멀리멀리 떠나버린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
난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지?
재희의 이야기는 행복하게 끝이 났지만,
흥수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다.
그에 대한 해답을 주지 않고
재희와 흥수는 내 곁을 멀리 떠나버렸다...

그러고보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대한 언급이
영화에 나온게 너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봐야지...

크레딧이 전부 오르고, 극장에 불이 켜지자
여친과 함께 이 영화를 보러 온 남자들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꾹 참으며
빠르게 극장을 벗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이 미웠다

반면에, 몇몇 여성 관객들은 끝까지 극장에 남아
눈물을 닦으면서 슬픈 표정을 짓고 일어나지 못했다
그들의 겉모습은 일반인지, 이반인지 나조차도
구분할 수 없었지만 표정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흥수에게 이입한 레즈비언일 것이 분명했다
적어도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근데 웬일인지, 무성애자인 순애도
보다가 중간부터 울고있었다

극장 밖을 나오니 다들 싱글벙글 하길래
둘다 이미 지치고 힘들어서 한숨 푹 쉬면서
심란하다는 마음을 서로에게 토로했다...

 

어쨌든지, 아무런 정보값을 모르는 상태로

이 영화를 보면 굉장히 큰 충격을 받게 되지만

그만큼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친한 주변퀴어들에게

어떤 식으로 추천해야할지 꽤나 고민하게 되었다.

 

예를들어, 작중에서는 흥수의 엄마가 아들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교회에 성실하게 다니면서

매일밤 아들의 방에 들어와서 주님을 향해 기도하고,

흥수는 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장면이 있다.

흥수의 엄마는 동성애를 병이라고도 칭한다.

...내 주변에도 저런 사례가 정말 많았다.

 

퀴어혐오자가 게이를 'X꼬충'이라고 부르는 장면도

지나가는데, 여자로 태어난 나와 순애 또한 중학교때

게이를 옹호하는 발언을 친한 여자애 앞에서 했다가

"너 X꼬충이야? 우웩! 더러워!!"

라며 조롱당하고 놀림당한 적이 있었다

혐오는 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정말 잘 만든 영화고, 연출도 좋았지만 도저히 멘탈이

버텨주지 않아서 2회차를 돌 자신은 나지 않았다

순애와 나 둘다 이건 퀴어에게 있어 정신자해같았다...

그래도 나중에 기분이 좀 나아진다면 원작은 읽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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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추스리기

 

아...

기분이 너무 안좋다

끝나고 나오니까 비도 왔다

 

일단 비를 피할겸, 홍대역에 있는 버터로 들어갔다

귀여운것들을 구경하니 기분이 아주 조금 나았다...

 

 

 

 

아, 그러고보니 나 이거 사고싶었다

작년 연말파티때 이거 못사서 아쉬워했다

 

바로바로 와인 병 꾸미개

 

순애한테 이거 얼마같냐고 물어봤다

 

나 "만원 넘으면 안삼"

나 "적정가격 8,300원이라고 본다"

 

9,900원

 

...

미묘~...

 

안샀다.

 

우산 사가려고 했는데, 하나에 15,900원이길래

둘이서 기겁하면서 다이소로 향했다

 

사나이는 나약한 설탕과자가 아니기 때문에

물론 우산따위는 필요 없다

 

결벽증 레이디 순애씨에게 겉옷을 양보했다

 

 

조선시대 양반집 아낙네마냥 이러고

다이소까지 뛰어가서 우산을 사왔다

 

그리고 이제 뭐먹을지 고민하고 있다가,

바로 옆건물 5층에 있는 애니메이트로 가기로 했다

그 앞에 있던 고에몽이라는 식당이 늘 궁금했다

 

근데 앞에 14팀 있대서
대기만 40분 했다

 

그동안 애니메이트를 둘러보고 왔다...

 

와 근데 무슨...

우리가 너무 올드 오타쿠라 그런가?

아는 최신 장르가 없더라

 

둘이서 '아는 장르 찾기' 하면서

애니메이트를돌아다니는데...

 

순애 "어 아는 장르 발견"

나 "뭔데"

 

 

동방프로젝트가 최신장르냐?

(참고: 1996년 11월 3일 발매)

 

대충 쭉 둘러봤는데, 역시 우리가 살건 없길래

그냥 대충 정리하고 웨이팅이나 서기로 했다

 

나 "야 쟤 되게 조슈아 레비턴스 닮음"

 

(참고로, 이게 조슈아 레비턴스이다)

 

순애 "어디???"

 

 

순애 "안닮았거든!!!!

나 "닮았거든!!!!!"

순애 "안닮았어!!!!!"

나 "닮았다고!!!!!!!"

 

아니 ㅅㅂ

똑같은데

 

이 오대오 핑크충아

 

나 "여태껏 네 최애들중에 오대오,

핑크, 보라가 아닌 남캐 꼽아봐"

순애 ".................(고뇌)"

나 "거 봐 없잖아"

 

티격태격대니 시간이 금방 갔다ㅎㅎ

우울한 기분도 좀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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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묵자

 

 

둘다 명란 오므라이스를 시켰다!

안쪽은 완전 퐁실한 수플레 케이크 느낌?

 

 

 

 

근데... 같이 나온 국물?이 좀 수상했다

미소라기엔 좀 맑고, ...

 

감자 "이거 계란찜에서 나온 물 냄새나"

혹시 이 오므라이스 그건가? 요즘 계란국처럼 물에다가

계란 푼 다음에 한번 물기 꾹 짜서 말아내는

계란찜이 유행이잖아... 그거 하고 남은 물 아닐까?"

 

순애도 긴가민가 하더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감자 "계란 발 담군 물"

순애 "제발"

 

ㅋㅋㅋ근데 둘이 먹는 스타일이 되게 달랐다...

 

참고로 이게 순애의 식사법

 

 

이쪽이 내 식사법이다

 

다 먹고 나왔는데...

5층에서 1층 오니까 순애가 우산을 두고왔다

근데 귀찮다고 그냥 버리겠다고 했다

 

헐...

진짜냐

 

마지막으로, 저녁 8시쯤 되었는데

이대로 집에 가기 아쉬워서 옆건물 카페나 갔다.

 

나는 옆에서 티스토리 초안을 쓰고 있고,

순애는 만화<가라오케 가자!>를 읽거나

내가 준비해온 색종이로 피크민을 접었다.

 

 

아니 근데...

순애 종이접기 너무 잘한다

 

순애 "나 학생때 동아리 종이접기부였어"

 

진짜냐......

 

참고로 꼬질꼬질한 이 핑크색 덩어리는

내가 어제 접은 것이고,

 

이쪽 빨강 피크민은 순애가 접은 것이다

대박

 

아... 천지차이를 느낌

그냥 가져온 색종이 다 순애 줬다

피크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려무나

 

9시 30분이 조금 넘으니, 카페에서 방송으로

10시에 마감한다는 안내가 나오기 시작해서

슬슬 짐싸서 집으로 가기로 했다

 

오늘 진짜 알찬 하루같았다.

감정이 너무 몰아친 하루라서 이틀치는 논 것 같다

조심히 들어가!

 

그럼 안녕~~~~~~~~~~~!!!!!!!!